[영화] 변호인

리뷰 anything 2013.12.22 23:03



변호인 (2013)

9.4
감독
양우석
출연
송강호, 김영애, 오달수, 곽도원, 시완
정보
드라마 | 한국 | 127 분 | 2013-12-18


8개월 임산부가 끙끙거리며 혼자가서 기어코 보고왔다. 변호인.

슬프다는 말에 손수건까지 챙겨갔는데, 눈물까지 나진 않았고 ^^; 울컥한 부분이 딱 두군데 있었다. 

  1) 어머니가 아들 면회하는 장면 (뱃속아이가 아들이라 그런가, 벌써 부모의 마음으로 빙의) 

  2) 예고편에 나왔던 '국가란 국민입니다!' 장면 (이건 너무돌려봐서 본편땐 감동이 반감됨)


미화다 뭐다 말이 많은데.. 사람마다 기준이 다르겠지만 내보기엔 별로 미화되지 않았던데? 

일단 영화가 막 극적이지 않고 다큐멘터리처럼 잔잔하게 흘러간다.(TV드라마가 훨씬 극적임) 고문장면 심하지 않고, 주인공에게 닥친 역경도 생각보다 밋밋함. 평범한 사람이 본인의 양심과 상식에 따라 하는 행동 정도로 느껴지도록 연기도 오버스럽지 않고 자연스럽다. 그래서인지 주인공이 정~말 대단하다, 의롭다는 생각은 들지 않았다. 일부러 담담하게 그렸나?


나는 주인공보다 다른부분에 더 신경이 쓰였는데, 민주화 세력과 친정부 세력이 서로를 바라보는 시선. 그리고 한사람의 가치관이 변하는 과정에서 각 진영 사람들의 반응이 그것이었다.


영화 초반. 사회부 기자로 일하는 이성민은 울분을 참지 못하고 송우석에게 이렇게 말한다.

"니는 방송을 믿나?"

뜨끔. 천하태평한 송우석을 바라보는 이성민의 불만섞인 눈빛이며 삐딱한 표정.. 5년 전 누군가 나에게 지었던 표정이고, 지금 내얼굴이 짓고 있을법한 표정이다. 



시위, 대자보, 민영화, 대선개입.. 지금 세상이 이런데, 당신은 살만 한가? 알면서도 내몸하나 지키느라 아무것도 안하고 있는 내가 비겁하고, 부끄럽고, 그래서 괴로운데.. 나도 몰랐으면 좋았을걸.. 당신들처럼 속편하고 싶은데, 왜 정작 피해보는 사람들은 즐거워하고 그걸 알고 막으려는 사람들은 불행해야 하나! 이런 아이러니한 세상이라니 ㅡ"ㅡ

이성민의 연기가 모든걸 압축하여 보여준다. 


반대진영의 곽도원도 시사하는 바가 많은 캐릭터였다. 

빨갱이 잡는것을 애국으로 생각하는 그. 가스통 할배들은 정말 저렇게 생각하겠구나.. 그들의 생각은 틀렸지만, 진정성만큼은 이해가 됐다. 그분들 마음속엔 아직도 6.25가 한창일 테니까.


전반적으로 영화를 본 느낌은 '속상함'이고, 그러나 알아야할 것이었고.. 단 몇명에게라도 '지금 이대로 안녕한지' 마음속에 물음표를 던져줄 수 있는 영화가 될 것 같다. 되도록 많은 사람들이 봤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