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수상한그녀

리뷰 anything 2014.02.05 15:51



수상한 그녀 (2014)

Miss Granny 
9.1
감독
황동혁
출연
심은경, 나문희, 박인환, 성동일, 이진욱
정보
코미디, 드라마 | 한국 | 124 분 | 2014-01-22


요샌 뭘하든 '향후 몇년간 이게 마지막이다~'라는 마음으로 임하게 된다.

난 원래 내용이 엄청 좋거나 큰화면으로 봐야만 하는 스펙터클한 것만 영화관에서 관람하는데, 이영화는 장미여관이 참여한 ost만 듣고 몇시간만에 결정, 즉흥적으로 봤다 예매도 안한채. 한마디로 임산부의 마지막 발버둥!!


결말은 충분히 예상 가능하나 소소하게 재미를 주는 디테일이 살아있었고, 오버하지 않고 적당히 잘 만든것 같다.

할머니가 젊어져서 나름 한가닥하던 미모와 가창력을 뽐내고 연애까지 한다는 타임슬립 스러운 스토리는 만화나 영화에서 자주보던 설정인데 이상하게 이번에는 묘한 기분이 들었다. 


나문희 할머니를 보며..

'나도 결국 어쩔 수 없이 저런모습으로 나이들겠지?' 라는 생각.


출산을 앞두고 있어서 더 그런생각을 한 것 같다. (아님 나이가 들어서?)

'엄마'는 창피한 것도 모르고 물건값을 깎고, 남 생각 않고 막말도 하며, 자식을 위해서라면 때론 왜그랬을까  싶게 이기적인 행동도 하는 캐릭터인데 내가 곧있으면 엄마가 되다니!! 

(심지어 영화속 나문희는 할머니다! 엄마보다도 한단계 업그레이드 버전이다.)


딸들이 다들 '엄마처럼 살지 말아야지~'하다 똑같이 된다고 하지 않나..

벌써부터 조짐이 보인다. ㅋㅋ


배는 무지막지하게 나오지, 토하지, 뱃살터서 지진자국 나고 있지, 몸매 망가지지, 이쁜옷은 없지.. 병원에서 받는 검사는 아이가 최우선. 산모의 인권은 없는것 같고 -_- 임산부 10달동안 존중받아야 할 여성이 아니라 출산날짜를 d-day로 내몸은 이리저리 취급(?)당하는 것 같고..


이왕 이렇게 된거 겁날게 뭐냐! 아가씨들 니들이 뭘 아냐! 이런 생각과 함께.. 앞으로는 더 대담해질 것 같다 >.<

게다 아이와의 미래를 위해서 '우리가 더욱 바짝! 허리띠를 졸라매자' 남편과 각오를 다지는 등.. 벌써부터 억척어멈(?)으로 착착 변하는 내모습에 씁쓸한데..


극성 할머니이며 시어머니 나문희와 - 20살 꽃띠 아가씨 심은경

외모부터 강렬히 대비되니 감정이입이 훅~ 된다. 

마치, '잘난척 하지마! 넌 심은경이 아니라 나문희야.. 좋은시절 다갔어~!!' 라고 내게 말을 거는것 같다 ㅋ


이런 느낌은 간간히 나오는 나문희 할머니의 회상신에서 절정인데,

젊고 이쁘고 번듯한 남편도 있고 토깽이 자식도 있었지만, 왜 이렇게 살아올 수 밖에 없었는지에 대한 인생 스토리에 눈물이 퐝퐝 

그래도 그런 희생으로 얻게된 현재의 아들, 손자손녀, 가족들을 나보다도 소중히 여기는 마음에 또 눈물이 퐝퐝

사람마다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내자식 키우고 가정을 꾸려나가는게 쉬운일은 아니겠지.. 우리도 그렇겠지.. 


다른사람들은 코미디 + 약간의 감동코드 라는데, 난 다른건 별로 눈에 안들어왔고 서글프고 아련함 만 남고 영화가 끝났다.

웬만하면 마지막엔 긍정적이고 밝은 교훈을 얻고 싶으나 잘 안되네? ㅋㅋ 뭐 이런 글루미한 리뷰가 =_=


부모님과 함께 또 보고싶다. 

엄마 아빠도 이런세월 거쳐 지금처럼 나이드신거야? (그리고 이젠 내차례? 오노~ =_=)

영화처럼 젊게 돌려드릴 순 없지만 적어도 자식으로서 마음의 위로는 해드릴 수 있지 않을까 ^^



& 깨알같은 배우감상 

1) 극중 주인공의 아들역을 맡은 성동일씨 인터뷰 중, 지금껏 처음 맡아보는 밍숭밍숭한 캐릭터라고 하는데 정말 그랬다. 

마마보이도 패륜아도 아닌, 어머니와 며느리사이에 낀 평범한 남편.

영화가 끝나고 생각해보니.. 특히 후반부 장면에서 너무 오버하면 신파가 될 수도 있는데 담백하게 감동적으로 잘 표현해주신 것 같다. 그런데 문제는 내 선입견이다. 웬지 소리를 한번쯤은 꽥 질러줄 것 같고, 뭔가 숨기고 있을 것 같고.. 역할에 비해 너무 개성파 배우를 기용한게 아닌가.. (개인적인 생각으로) 밋밋한 face를 가진 안내상씨나, 장현성씨가 어땠을까 한다.


2) 김슬기는 역시 비주얼이 특이하다. 이쁘다 못났다가 아니라.. 평범치않다. 김슬기 버전의 ost도 나오면 좋겠는데 ㅠㅠ 나는 그게 더 좋았는데 ㅠㅠ


3) 이진욱 갑자기 잘생겨보인다! 이상하다. '나인'때는 얼굴 찌푸려서 그런가? 항상 미간에 주름이 있고 눈썹도 진하고 어두운 이미지였는데.. 갑자기 밝고 스마트해 보여서 '이 훈남은 누구야??' 다른사람인 줄 알았다.


4) 손주역의 '진영'은 아이돌이었어? 배우인줄 알았는데.. 잘 될 것 같다 ^^ 이준기스러운 외모 조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