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신37주] 이슬 보다

엄마데뷔 2014.02.14 18:56

이번이 마지막 글이 되지 않을까..왜냐면 난 38주 제왕절개 출산이니까!!


사실 글이고 뭐고 이젠 만사가 귀찮다~


지난주 목욜에 정말 허걱!할 사건을 넘기고 번아웃 되었기 때문..

바로.. TV에서 자연분만 하는 과정 보며 아이고 고생스럽겠네~ 남의말 실컷하고 남편과 조잘조잘 하다가.. 화장실에 갔는데.. 


어..어..어? 

10달만에 팬티에 진한색상이 등장했다!! 딸기잼같은??

젠장 이슬인가봐 >0<


'나 이슬나온것 같아요!!'


남편이.. 몇초 침묵 후 불안한 발걸음으로 다가온다..

아직 36주인데! 수술하려면 2주나 남았는데! 

나 이제 진통오는거야? 출산가방도 딩가딩가 하다 하나도 안쌌는데! 진통겪고 수술하면 회복도 느리고 위험하고 억울하게 2번 죽는건데 어떡해 ㅠㅠ


동생과 가까운 친구들에게 일단 사진찍어 보냈다. 

난리가 났다. 이제 진통 올거란다. 밥먹고 샤워하고 짐싸고 등등 실시간으로 미션이 떨어진다..

소..손은 덜덜덜 떨리고..


남편은 벌써부터 이건 말도 안되고 그럴리 없다며 다들 호들갑이다.. 인상을 잔뜩쓰고 문틀에 기대어 있다. (-_- 멘붕중?)

이봐요, 무브무브! 애아빠 되실분이 벌써부터 정신줄을 놓으면 안돼!


'일단, 베란다에 있는 캐리어 꺼내주고요. 수건/세면도구/내복셋트 챙겨줘요.'


지금 제대로 안챙기면 병원가서 고생할거야. 그나마 내가 또렷하게 정신을 가다듬고 가방부터 챙긴다. 

바로 진통이 오진 않는다고 했어!! 우리에게 주어진 시간은 미니멈 3시간.. (당시시간 밤 10시) 움직여라 무브무브!


장사 한두번 해보나? 여행 한두번 가보냐고.. 결혼하고 해외여행을 7번이나 떠나다 보니, 이까짓 짐챙기는건 1시간이면 뒤집어 쓰지.. 

다행히 챙길목록은 정리해둔 상태라.. 둘이 하나씩 체크하며 1시간만에 짐은 잘 쌌다. (그날 겨우마른 빨래들을 잘 넣음) 그래도 떨리긴 떨려서.. 택 뜯다 손베었다 ㅠㅠ 10개월 동안 피한방울 안나게 조심조심 지냈는데.. 아이아파~


번개같이 샤워하고. 진통을 기다린다..

이거다 싶으면 초스피드로 가야한다. 의사샘이 진통오기 전에 수술 해야한댔어 ㅠㅠ 

배랑 허리가 싸하게 아프긴 한데 이거 맞나? @ㅅ@ 주기적이진 않고.. 12시..1시.. 되가는데 긴가민가 한 통증뿐 소식이 없다 ㅠㅠ  친구들이 그거 진통 맞다는데 텀이 1시간 2시간 점점 늘어나? 이건뭐지~~ 


자다 너무아파서 깨면 어떡하지, 잠결에 모르면 어떡하지, 잠들었다가 비몽사몽에 나가서 늦게도착하면 어떡하지..

불안해서 잠을 잘수가 없다. 날밤새고, 다음날 아침일찍 병원 ㄱㄱ


병원도착! 

그짓말처럼 배가 안아프다 -_- 어라 태동도 조용하네.. 야! 너 이러기야!

솔직히 그날 수술하고 몸 가벼워지는줄 알고 좋아했는데.. ㅠㅠ 양치기 되고 반품됐다.. ㅠㅠ


이슬만으로는 출산징후로 치지 않는다는거~ 이슬 + 통증이나 이슬 + 양수파열 등 뭔가 추가되어야 응급수술 한단다. 

'저기.. 그래도 진통오면 안되니까 미리 수술하면..' 이라고 샘을 유도해 보았으나 36주에 제왕절개 하면 아이가 호흡곤란 올 수 있다고.. (오마이 갓~ 자연분만은 나오면서 아기 폐가 압박당하기 때문에 자극받아 비교적 호흡을 잘 하는데 제왕절개는 아니기 때문에 38주는 버텨야 한단다)

결국 어떻게 하든 버티자는 마음을 다잡고 집으로 쏘옥~ 들어왔다 ㅋ


이사건이 일어난게 36주 5일. 

의사야 남의일이니.. 진통오면 오세요~ 라고 가볍게 얘기했지만.. 내 주변 사람들은 정말 조심하라며.. 본인은 이슬보고 다음날 낳았다며.. 온갖 경험담을 근거로 대며 불안감을 조성하는데~~!!!  

지금이 37주 6일. 모든이들의 예상을 뒤엎고 잘 버티고 있다 ^^ 


초반 몇일은 시간도 안가고 밤엔 불안해서 잠도 안오는거다 ㅋ 

그래도 며칠 무사히 지나가니 다시 예전 페이스를 찾고, 아가맞이 준비 마무리를 하나씩 클리어하고 있다.

드물지만 이슬보고 1주일만에, 2주일만에 출산한 사례도 있긴 하다는데.. 내가 그안에 들어가다니.. 감사하다.

자기전에 기도하고 아침에 기도하고. 하루하루 조심스럽고 감사한 마음으로 산 덕분인 것 같다. ㅜㅡ


이젠 마지막이야~ 하며 그동안 먹고싶었던, 황도/호박엿/잼/라면/과자/아이스크림 하루에 한두개씩 먹고있는데 그때문인지 아이가 폭풍성장 ㅋ 37주 3일에 잰 사이즈는.. 머리 10.1cm 몸무게 3.4k (ㄷㄷㄷ 내 배에 몇키로가 있는겨..)



37주도 끝나가고.. 이정도면 수술날짜를 (38주 4일) 못채우게 되더라도 안전은 하겠지? 흐뭇~

5일만 버티자.. 밤마다 미치게 찾아오는 허리통증도, 배랑 아래랑 빵빵하다 못해 터질것 같은 느낌도 (몇주전만 해도 심호흡 몇번 하면 배뭉침 풀렸었는데 ㅠㅠ 이젠 안먹어..) 안녕이닷!