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임에 대해 생각하다.

엄마데뷔 2013.11.25 23:05

난임. 언급하기 껄끄러운 단어다.


의학적으로는 문제없는 두 부부가 1년간 정상적인 부부생활을 해도 임신이 되지 않았을 경우를 칭한다는데, 어디서는 2년이라고도 한다.(산부인과에서) 그런데 기간은 중요치 않은것 같다. 경험해보니 3달이든 4달이든 마음이 초조해지면 급속도로 난임부부의 마인드를 가지게 된다.

안그래도 뭐든 하고자 하면 홀릭하는 성격이라 임신문제도 처음부터 병원다니고 철저히 준비했는데 이제 주변엔 나만 남았다니 기어이 드라마의 주인공이 되는구나. ㅎㅎ

그동안 많은 얘기를 들었다.
- 석류가 좋다더라, 염소가 좋다더라. 음식얘기
- 어디가 잘본다더라. 한의원/병원얘기
- 니가 기도가 부족해서 그렇다.
- 누구는 10년만에 낳았다더라. 마음을 비워라.
- 요샌 입양하는 사람도 많아~
- 스트레스 받지마라. 회사 그만둬라.

염려해 주시는 말씀이지만.. 가끔은 귀를 막고싶다. 
특히 나의 경우 3,4번째는 울컥 1순위다. 
- 그럼 내가 기도를 안해서, 내탓이라는건가? 뜻하지 않게 생기는 사람들은 어떻게 설명할건데
- 당신은 그렇게 믿음에 자신있나?
- 10년? 입양? 지금 악담하냐

후~ 소인배 들킬까봐 대놓고 말 못했는데, 쓰고나니 시원하다 ㅋㅋ

그런생각.. 안그래도 많이 한다. 조용히 마음 다스리고 있는데, 이런얘기 들으면 울고싶은데 뺨때리는 격이다. 게다 무슨 마음으로 말씀하시는지 의도를 알기 때문에 화 나면서도 상대방에게도 미안하고 울컥하는 내자신도 싫어지더라.

더 속상한건 '둘째가 안생겨 고민이에요~' 이런얘기. 
그야말로 폭탄을 들고 불속에 뛰어드는 격이다. 이런 가진자의 여유같으니 ㅋㅋ 

정말 듣고싶은 얘기는 단순한 공감이거늘..
- 그냥 토닥토닥
- 언젠가 될거야. 나도 기도해줄게.

마음을 비우는건 처절하게 구르고 깨진 후 아 이젠 별수없구나 체념하는 순간 찾아오는 것 같다. 그건 누가 말해줘서 되는게 아니라 당사자가 깨달아야 한다. 그리고 100%는 불가능하다. 결핍이 분명히 있는데 그걸 어떻게 눈감을 수 있나. 그냥 어느정도 기대를 줄이고, 마인드컨트롤 할 수밖에.. 

진지하게 시도한건 11년 부터였으니까.. 2년간 수양(?)한 결과 마인드컨트롤의 답은 '나를 사랑하는것'이었다. 

- 아이는 인생의 일부일뿐이다. 내가 출산을 위해서만 태어난건 아니지 않은가.
- 이러는 순간에도 아까운 내 인생은 흘러가고 있다. 우울하게 시간만 보낼것인가? 후회하지 말고 보람있게 살자.
- 분명 끝이 있다. 나중엔 이순간 생각도 안날것이다.
- 비교금물. 누구나 자신만의 고민이 있다.

이젠 질투도 안나고, 우울이 와도 하루를 넘기지 않는다.
정신적으로 약간은 성숙한 것 같다.^^ 5년 이상씩 기다리는 선배(?)들에 비하면 새발이 피지만 그래도 어딘가엔 나같은 사람들이 있을테니까.. 위로가 되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