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니] 허니와클로버 : 현실 그대로의 사랑, 살아가는 이야기

리뷰 anything 2007.12.23 00:23

만화책으로 접한지 3년..정도만에 알게된 허니와클로버(이하 허니클)는..

드라마였다

이 안에는 진로, 취업, 생계(?)와 같은 현실적인 문제들과

사랑, 자아찾기,천재와 범인의 딜레마, 창조의 고와 같은 추상적인 얘기들이 공존한다.

3년간의 사회경험과 연애경험 탓일까 -_-

우리 성우님들의 연기 때문일까..

이제야 각자의 이야기를 절실히 공감할 수 있겠다는 느낌이다.

(늙은이가 된 기분?)

음. 잠깐 궁금한게 생각났는데..

만화, 영화, 소설과 같은 매체의 특성으로서 사람들이 '애니메이션'에 갖는 기대는 무엇일까?

최근에 본거라면.. XXX홀릭은 몽환적인 화면? 결계사 같은 경우.. 원체가 판타지에 액션물이고..

건담SEED는 우주에서 붕붕 날아다니는 메카닉이지.. 데스노트는 그나마 '사신'이라는게 있다.

그치만 허니클은?

영화는 기왕이면 (현실에 없을법한) SF로!! 를 부르짖는 나에게

그냥 '사람사는 이야기'인 허니클은 애니의 '필살기'를 최소화 한 상태에서

참 받기 어려운 감동을 안겨주었다.

이건 온전히.. '스토리'와 '연기'의 힘이리라..

(그러고 보면.. 카레카노도 그렇고.. 오란도 그렇고 그런류는 많은데..

허니클은 워낙 현실적이니..더 신기하단 생각이 든다.)

그래서.. 허니클이 내게 특별한 몇가지!!!



미대 축제준비. 도자기 빚는 아유미

허니클을 통해 대학시절 곁눈질로 바라본 '미대생'의 생활을 조금이나마 엿볼 수 있었다.

기억으론 후질근한 컨테이너 안에서 먼가를 '뚝딱'거리는 신기한 아이들이었는데

아.. 이런거였구나.. 내가 도서관가고, 레포트쓰고, 기업조사 인터뷰 다닐때

이들은 오로지 재주 하나만으로 무언가를 만들고, 이론을 공부한 거였구나..

순수 예술가로의 진출은 바늘구멍이고.. 관련회사로 취직시험도 보고.. 신기했다. ^^

음~ 미대도 재밌었겠는걸~ 간접경험이 하나 늘었다 ㅋㅋ


한번도 되돌아가지 않고, 나는 어디까지 갈 수 있을까?! (다케모토)


하구미에 대한 짝사랑과 진로로 고민하던 다케모토는 돌연 (자아찾기)자전거여행을 떠난다.

가장 소심하고 범생스럽던 캐릭터의 일탈로 뭔가 대리만족 같은것도 느끼고..

지갑 하나만 달랑 가지고 노숙에, 구걸ㅋ에.. 사는거 별거 아니구나~는 생각이 들었다.

난 이 이미지가 뇌리에 남아서인지 실제로 자전거를 구입하기도!!



당장 먹고 살 게 걱정이네.. 졸업이후에는 내가 내 생계를 책임져야 한다..

아무것도 가진것 없는 내가.. 하구미에게 무얼 해줄 수 있을까. (다케모토)


아, 이거 정말 현실적이구나!! 를 절실히 느끼게 해준 대목. (잠깐 공황상태)

보통 학원물에는 이런거 안나오지 않나!!! 사랑으로 극복한다던지.. 누가 갑자기 도와준다던지..

졸업 이후에는 사정없이 사회에 방출(?)되어 본인은 본인이 책임지고 살아야 한다..

가진것 없는 사랑은 쓸쓸하고 힘들다..

휴.. 젤 착한 다케모토가 이런 고민을 해야하다니.. 현실은 그런거란다~



(알고보니) 최고의 히로인! 하구미와 세 남자

이렇게 넷이 사각관계가 될줄 누가 알았겠냐고~~ OTL

특히나 하나모토 교수.. 진정한 '키워먹기'가 뭔지를 보여준다. (완전 반전)

지멋대로 사랑인 모리타는 그렇다고 쳐도.. 다케모토도 있는데.. 후..

갑자기 '아빠'개념에서 '연인'개념이 된 교수님.. 아~ 적응안된다굿!

(세홍님이 워낙 푸근한 연기를 해주셨기 때문인듯.. 아님.. 세홍님 연세를 무의식중에 캣치? -_-)



일방적인 사랑의 사각관계.. 노미야> 아유미> 마야마> 리카


허니클을 끝까지 볼 수 있었던 힘의 절반 이상은 아유미의 사랑에 관한 것이었다..

마야마를 죽도록 사랑하는 아유미, 그리고 똑같이 리카를 죽도록 사랑하는 마야마.
마야마가 조금이라도 흔들렸다면 정말 나쁜놈이었겠지만.. 워낙 일편단심이라
셋 다 동정모드가 되어버렸다 ㅜ_ㅡ
다만 이녀석 상냥함이 지나쳐서, 차버린 아유미도 챙겨주려다보니.. 상처를 배로주는 -_-+

아유미가 행복해질때까지 어디 두고 볼테다!!

아.. 나는 왜이렇게 삼각에 몰입하는걸까.. 머 워낙 당한 경험도 있고..
실제로 마음이 여기서 저기로 옮겨가는 과정까지 생생히 기억하니까..
새로운 사랑을 받아들이지 못하고 마야마를 뒤돌아보는 아유미의 마음.. 절실히 이해한다!!
그래도 진정한 행복은 노미야에게 있는거다.. 노미야♡아유미 이 언니가 응원한다!!!



나는.. 날지 않는 비행기를 가지고 멀찌감치 서있었다. (카오루)

재능? 그게 뭐지? 왜 사람들은 멋대로..(모리타)


그림이든 CG든 조각이든 뭔가 '만들어 내는'능력과 영감이 풍부한 모리타.
그림자에 가리워진 그의 형.. 살리에르의 슬픔.. 이랄까?

천재에 대한 범인의 부러움은 평소의 나도 많이 느낀다.
달필이라던가.. 언변이 좋다거나.. 유독히 능력이 뛰어난 그들 앞에서
나도 몇번씩 좌절하고. 일어서고. 씁쓸해한다.. (아마 누구나 그렇지 않을까)

그러나 천재는 그냥 하고싶은 일을 하는것일 뿐.
본인 의사와 상관없이 '특별취급'과 '시기'를 받을수 밖에 없는 천재들도
사실은 외로운 존재가 아닐까..

주저앉은 카오루에 비해 하나모토 교수는 역시 마음이 어른이다.
따라갈 수 없는 재능을 가진친구(하라다, 리카)를 질투하기 보다는 이론으로 승부하는
미대교수가 된다.


나는 그수많은 느낌들 중 하나를붙잡아.. 캔버스에가까스로 옮겨놓는다. (하구미)


오오옷!! 공감돼 무지 공감돼!!

'창조'의 과정을 정말 적절히 설명하고 있다. 그 수많은 느낌을 흔히 '영감'이라고 부르지..

나도 그런게 번개같이 가끔 떠오르곤 하는데.. 그 추상적인 빠직(?)을 구체화시켜

그림으로 그리는게 어찌나 괴롭고, 까다롭고 그러나 재미있는 일인지..

'가까스로'라는 표현이 참 마음에 든다.



이루지 못한 사랑은 처음부터 없었던 걸까.. 다케모토 짝사랑의 결말.


거참.. 해피엔딩도 아니고 새드엔딩도 아니고.. 어떻게 생각해야 할지 모르겠던 대목.

(이 애니의 클라이막스라 차마 내용을 구체적으로 밝힐수는 없다 ;;;)

웃는것도 아니고 우는것도 아닌.. 애잔한 마지막 독백.. 영선님 최고!

캐릭터들 각자의 진로와.. 에피소드들도 그렇고..
러브라인도 그렇고.. 사는건 뭘까~를 느끼게 해주는 간만에 '현실적인' 작품이었다.
얕잡아봤는데.. 이것도 맘 정리하는데 시간 꽤 걸리겠군~ 휴우휴우

선입관을 배제하기 위해 국내판부터 봤으니.. 이젠 일판으로 달린다!!

그래, 가는거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