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클렐레 6주차, 벽을 느끼다.

우클렐레 2013.11.25 23:04

2013/06/07

지난번 우클렐레 4주차에 쓴 글을 보니 굉장히  up된 상태였던 것 같다 ㅎㅎ
고작 6주차로 2주가 흘렀을 뿐인데 슬슬 벽이 느껴진다.


1. 일단 악기가 눈에 안차기 시작했다.
가깝다고 낙원상가에 간 게 잘못이었어 ㅠㅠ 게다 그날은 일요일이었으니.. 대부분의 상점이 문을 닫았고, 악기가 그게 그거지~ 입문용 악기를 찾고 있다는 걸 강조한 덕에 거의 떨이? 분위기로 깎고 깎아 14만원에 웨스턴 콘서트를 장만했다.
뭐 당시는 우클의 'ㅇ'자도 모르던 터라 통통거리는 소리가 좋아 그걸로 결정했다. 같은 가격대로는 카운테스 10cam 이 울림이 더 좋았지만, 펑퍼짐 한 소리인 것 같았고 기타도 아닌데 의미가 있을까 싶어 선택하지 않았다.


그런데 레슨 받으면서 멜로디 우클연주를 생귀(?)로 계속 들으니 현 하나를 튕길 때 울림이 있는게 감성전달이 더 잘된 다는 걸 알게됐다. (아! 그래서 도옹~ 보다는 두우웅~ 이 좋은 거구나!!) 아 나 실수한건가??


그리고 심각한게 저가모델은 운지가 잘 안된다 ㅠㅠ
뭔가 줄이 질긴느낌? 고가형보다 손가락에 힘을 40%가량 더 주어야 제대로된 소리가 난다. 내손의 굳은살은 점점 차오르고~~ 높은음이나 운지를 많이 눌러야 하는 음일수록 띡띡 장난감 기타치는 소리가 나니 당췌 연습할 맛이 나지 않는다.


그리고 합판소재라 무게가 가볍고 표면이 미끄러워서 착 안기지가 않아 우클렐레를 배에 고정하기가 어렵다. (예를들면.. 플라스틱 핸드폰과 스틸 핸드폰의 차이)


공부 못하는 녀석이 볼펜탓 한다고.. 웬지 이녀석이 내 에너지를 잡아먹고 있는것 같다는 강한 확신이 든다 ㅡ_ㅡ;;


그래 악기를 사는거다! '이건마치 김태원아저씨에게 유아용 기타를 쥐어주는 격이라고' 를 떠올리며 홍대투어를 시작했다.


베리 베리 슬로우 쇼퍼인 나는 지난주 1차, 오늘 2차 이렇게 두번에 걸쳐 4군데를 돌았는데 이리저리 들어보니 적어도 입문용으로 꿈 25호 정도는 사줬어야 했던 것이다 OTL 플라스틱 우클렐레인 플리도 나쁘지 않았고.. 암튼 새로 장만하는 분들은 25만원 선은 줘야 중급과정 까지는 소화할 수 있을 것 같다.


난 이미 늦었어~ 14만원에서 겨우 10만원 뛰려고 투어를 돈게 아니야.. 40~50으로 뛰고, 연주실력이 쌓이면 궁국의 100만원대로  dive 하는거다! 음하하


손에 착 감기는 포노 아카시아와, 강한 존재감을 뽐내는 카모아 500.. 과연 어떤 녀석을 들일지 계속 고민중이다. 슬로우 쇼퍼에게 미적거림은 있어도 후회는 없다! 현금 확보되면 바로 Go To 홍대닷

 


2. 5주차 까지는 한번 보면 그러저럭 따라했는데 마의 E코드가 나오고 한 곡에 5개 이상의 코드가 등장하면서 부터 왼손에 부하가 오기 시작한다.


내맘처럼 안되는 것에 대한 짜증과 실망감.. 어.. 그래.. 이런 느낌 오랜만이다-


나는 엄마의 지극정성으로 6살 때부터 피아노를 배웠는데, 진도에 비해 내나이가 너무 어려서 손가락을 아무리 펴도 한옥타브가 닿지 않았다. 분명 한옥타브를 쳐야하는데, 난 칠 수 있을 것 같은데 ㅜㅜ 이놈의 손가락이 짧은게 골칫거리였다.


어릴때도 한 집착 했던 나는 수차례 뜨거운 물에 손을 넣고 손가락찢기 연습을 했으나 (철사장이냐 ㅋㅋㅋ) 결과는 실패. 선생님이 어린이용으로 편곡을 살짝 해주셔서 완주했는데도 분해서 엉엉 울었었다. (나중엔 엄지검지 사이를 칼로 찢으면 될까를 심각하게 고민했었다.. 난 무서운 아이였구나 ㄷㄷㄷ)


그리고 직장생활 처음 시작할 때도 무던히 선배들 한테 혼나고, 다시하고, 뛰댕기고 하면서 일을 배웠었지. 당시는 좌절할 틈도 없고 그저 오기로 버텼었는데, 8년차인 지금은 어려운거 모르고 습관적으로 일을 해왔던 것 같다. 카피라이팅도, 기획서 손보는 것도 프로그램 테스트도 뭐 당연한것을~


나이가 들면 풋풋함을 잃는 대신 원숙함을 얻는다고 한다. 우클을 버벅이며 그간 익숙하고 당연하다고 생각했던 나의 능력들.. 어느하나 쉽게 얻어진 게 없다는 걸 새삼 깨달았다. 그리고 내가 지금 가진 모든것에 대해 감사하는 마음이 든다.


앞으로도 수없이 버벅이겠지만.. 이런게 쌓여야 쓸만한 연주를 할 수 있겠지. 차근차근 해나가자. 이건 당연한 과정이니까~